EP.2 초보 이방인
이방인의 삶이란 ... 😩
EP.2 초보 이방인 이방인의 삶이란...😮💨 그래도 아직은 나름대로 잘 살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님!
오늘은 편지가 조금 늦었네요. 송구스러운 마음으로 편지를 씁니다.
이번 한 주도 행복하게 잘 보내셨나요?
툴루즈는 이제야 서서히 가을다운 날씨로 접어들고 있어요. 아직 쌀쌀하다 싶은 날씨가 되려면 앞으로도 한참이 걸리겠지만, 한 여름 날씨를 벗어난 것만으로도 저는 아주 만족하고 있답니다.
저는 툴루즈에서 나름대로 잘 지내고 있어요. 잠깐 몸살도 나고, 여기에는 없는 무언가가 벌써부터 그리워지는 날도 있었지만 나름대로 잘 살아나가고 있는 것 같아요. 좀 이상하지만 저는 한국땅을 벗어나서 정확히 2 주일 정도가 지나면 미친 듯이 한식이 먹고 싶어져요. 김치찌개, 김치볶음밥, 닭발, 미역국… 한국에 있을 때는 양식이 그렇게 맛있었는데, 반대로 제 지인 중에는 한국 음식이 전혀 생각나지 않을 만큼 너무 잘 먹고 산다는 분도 계세요. 님은 어떤 편이신지 궁금하네요.
지난 몇 주간 저는 소소하지만 결코 소소하지는 않은 일들을 하나씩 해오고 있어요. 은행도 다녀오고, 교통카드도 새로 만들었거든요. 물론, 과정이 아주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 이게 프랑스에서의 삶이구나…’ 하는 마음으로 약간은 체념했다고 할까요? 그래도 여전히 산더미처럼 쌓인 서류 목록을 보면 눈 앞이 깜깜하긴 합니다. 얼마의 시간이 지나서야 이 서류의 나라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래도 툴루즈에 와서 서류만 적은 건 아니에요. 나름대로 여기 저기 카메라를 들고 돌아다녔거든요. 오늘은 그 중에 두 군데 정도를 보여드리려고 해요.
첫번째로 보여드리고 싶은 곳은 카르카손인데요, 툴루즈는 아니고 여기서 차로 한 시간 쯤 걸리는 작은 도시에요. 도시 자체도 아기자기하고 예쁘다고 생각하면서 성으로 천천히 걸어 올라갔는데 성 내부는 분위기가 또 달랐어요. 상점들이 늘어서있고, 레스토랑과 디저트 가게, 성당과 호텔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볼거리가 많은 곳이었어요.
성곽 쪽으로 걷다보면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풍경도 감상할 수 있고, 중세의 성곽까지 함께 볼 수 있어서 걷는 내내 즐거웠답니다.
생각 외로 긴 시간을 보내게 되었던 곳이에요. 다시 가고 싶은 곳들 중 하나이기도 해요.
두번째로 보여드릴 곳은 툴루즈에 남쪽에 위치한 트래킹 코스인데요 , Ramier de Clermont-le-Fort 라는 곳이에요 .
여름에는 카약 명소가 되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제가 갔던 날에는 사람이 정말 없어서 간간히 자전거를 타고 지나가는 분들과 마주치는 정도였어요.
조용한 숲길을 걷는 내내 옆으로는 물이 흐르고 있어서 호수나 강을 좋아하는 제게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한 곳이죠. 지금 지내는 곳과도 꽤 가까워서 여기에 사는 동안은 자주 가게 될 것 같아요.
툴루즈가 은근히 트래킹 좋아하시는 분들께 좋은 여행지가 아닌가, 싶은 이유 중에 한 군데라고 할 수 있겠네요.
아직까지 저는 툴루즈가 마음에 들어요. 여전히 도시를 잘 알지는 못하지만 운하가 흐르는 느긋한 분위기 덕에 저도 너무 조급하지 않은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 같거든요. 이방인으로 사는 삶이 가끔은 지치고 또 고단하지만, 아직까지는 그런 외로움마저 낭만으로 포장할 수 있을 만큼 이 도시가 좋아요.
가끔은 돌아가고 싶은 그리운 자리를 생각하며, 새로운 도시에서 다음주에 다시 만나요!
PS. 답장은 언제나 환영이에요!
조금은 쌀쌀해진 툴루즈에서
리원 드림
매일리원 을 구독하고 이메일로 받아보세요프랑스 툴루즈🇫🇷 에서의 일상을 사진과 글로 담아 보내드리는 주간 메일링 서비스입니다.
구독하기